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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자동차 급발진을 입증하기 위한 페달 블랙박스 장착, 제작사가 도와주어야 한다.
          2024-05-04 | 21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지난 40여년간 발생하고 있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실제로 자동차 급발진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의 경우 트라우마로 인한 후유증도 큰 상황이다. 더욱이 사망자까지 발생하여 자신이 가해자라고 생각하고 살다보니 더욱 정신적인 후유증은 더욱 심각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단 한번도 최종 승소한 경우가 없을 정도로 운전자측은 항상 불리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자동차 급발진이 있고 없고 문제도 크지만 실제로 이를 위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 이러한 상황은 계속 진행형이다. 최근에는 더욱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가 급증하고 있어서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동차 급발진 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필자는 항상 메일 등을 통하여 다양한 급발진 관련 사고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경우 단일 사건의 안타까움은 알고 있지만 하나하나의 사건을 위한 해결사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 주목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는 훨씬 좋아졌지만 약 15년 전에는 정부도 우리의 연구회를 통한 각종 기자회견이나 세미나 등의 진행을 달가워하지 않아서 부정적인 시각이 워낙 강했다고 할 수 있다. 도리어 압력으로 작용하여 연구회 관련자가 강한 압박을 받았다고 할 수 있었다.

현재는 작년 발생한 강릉 급발진 사건 이후 분위기는 더욱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부분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사건 자체도 그렇지만 최근 발생하고 있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 여러 건이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되고 각종 증거로 사용할 만한 부분도 많아지면서 자동차 급발진에 대한 공포감은 물론 진정성에 대한 고민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흐름은 여러 가지라 할 수 있다. 우선 국회 차원에서 여러 건의 자동차 급발진 관련 법안이 발의되어 있는 상황이고 제조물책임법(PL법)의 주무 부서인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관련 회의를 열면서 제도적 개선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관련 법 개정을 위한 정책 연구도 진행하였다고 하겠다. 또한 항상 운전자가 가장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던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자동차 제작사의 면죄부로 작용하던 최종 기록에 대한 문제점과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필자도 항상 문제시 하여 왔던 내용이다. 자동차 사고기록장치의 결과 자체가 자동차의 두뇌인 ECU를 통하여 기록되는 만큼 신뢰성에 큰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정신병자나 치매환자가 언급한 증언은 증거로 쓸 수 없듯이 이미 급발진으로 인한 자동차의 이상 현상은 두뇌인 ECU도 마찬가지로 신뢰성이 없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서 출력된 결과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실제 화면에 찍힌 영상 블랙박스의 영상과도 맞지 않는 여러 사례로 확인할 수 있어서 사고기록장치의 신뢰성은 100%가 아니라는 점이다.

또 한 가지 긍정적인 진행은 바로 페달 블랙박스의 출현이다. 대한민국의 영상 블랙박스의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각국에 수출할 정도로 품질이 좋고 국내 시장도 전체 차량의 약 80%가 장착할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는 장치이다. 필자는 약 20년 전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영상 블랙박스와 네비게이션 관련 KS위원회 위원장을 10년 이상 맡으면서 관련 기업에 페달 블랙박스의 개발과 보급을 촉진하여 왔다. 당시만 해도 기술적으로 적용이 어렵고 장착 위치 등 다양한 문제점으로 인하여 상품화가 되지 못하고 현재에 이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이유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 시 운전자의 발의 위치가 가장 중요한 결백을 입증할 증거인 만큼 페달 블랙박스의 존재는 중요한 해결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술개발의 진보로 인하여 여러 기업에서 페달 블랙박스 내지는 페달 채널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즉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의 기회가 열린 것이다. 강력한 자동차 급발진 사고를 입증하고 자신의 운전 실수가 아니라는 점을 강력하게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면 나머지는 확실히 자동차의 결함으로 갈 수 있고 이는 자동차 제작사의 책임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자동차 급발진에 대한 해결방법은 현재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사전적으로 예방차원에서 자동차 제작사가 소프트웨어적으로 더욱 안전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자동차 급발진 조건이 확인되면 자동으로 자동차의 모든 기능을 셧 다운 시키는 일명 '킬 프로그램'을 장착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사후 방법으로 일방적이었던 국내 관련법을 최소한으로 개선하여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 방법이 바로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을 통하여 운전자 본인이 강력한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현실적으로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은 당장 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법인 만큼 여러 모델 중 운전자가 선택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이러한 분위기가 커지면서 주무 부서인 국토교통부에서도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을 권고하기까지 하였다. 그 만큼 시대가 변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하여 최근 일부 자동차 제작사 쪽에서는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은 필요 없다고 언급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이유인즉 자동차 사고기록장치 등이 있는 만큼 굳이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언급이다. 심각한 언급이고 완전히 잘못된 방향이라 할 수 있다. 도리어 제작사가 적극적으로 장착을 도외주고 자신의 차량이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여 자사 차량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도리어 증거가 될 수 있는 경우를 남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밖에 해석된다는 뜻이다. 운전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하겠다는 뜻을 굳이 제작사가 나서서 언급하는 이유도 납득이 안 되고 가장 나쁜 반론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리어 책임소재를 확실히 하기 위한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을 도와주고 권장하는 제작사가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제작사 중 한곳에서 미리부터 장착하여 신차를 출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서 매우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제작사에서 장착하면 모든 제작사가 장착할 것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급발진 문제는 지난 40여 년간 논란이 되고 사망자도 무수히 발생한 사건이다. 투명하게 입증하고 확인할 수 있다면 자동차 제작사도 좋고 운전자도 좋은, 모두가 좋은 사례가 된다는 측면에서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은 그 시작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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